우선, 사람을
Doopyo Lee
3:08아침 햇살은 벌써 뜨겁고 수원역 앞은 사람들로 물결치네 전철 안 바람만이 고요히 속삭여 지금 이 순간, 참된 나를 보라 조용히 의자에 앉아 고개 숙이면 광고판 속 세상은 유혹처럼 흐르고 활짝 웃는 젊은이들 속에 문득 내 영혼과 육신의 거리를 느껴 나는 지금 수파리의 길을 걷는다 익숙한 걸 지키고 때로는 깨뜨리고 마침내 나를 넘어서네 흘러간 청춘은 그림자일 뿐 이제는 무심의 걸음으로 대원을 품고, 조용히 나아가리 익어가는 인생도 수행의 꽃이 되리니 지나간 인연에 머무르지 않고 내 앞의 바람에 마음을 실어보네 전철은 청량리로 향하지만 내 삶은 진리를 향해 움직인다 신, 해, 행, 증 믿고, 이해하고, 행하고, 체험하는 여정 그 순서 속에 내가 누구인지 조용히 물어본다 나는 지금 신해행증의 길을 걷는다 지식이 아닌 실천의 불꽃으로 내 안의 불성을 일깨우며 이 몸이 곧 수행도량이 되네 욕망과 회한을 한 발 물러서서 무심의 시선으로 바라보니 모든 고통도, 모든 기쁨도 대원을 향한 연습일 뿐 청춘은 지나도 영혼은 늙지 않으니 익어가는 육신 위에 깨어 있는 자각을 꽃피우리 지금 이 순간, 나의 대원은 멈추지 않는다 익어가는 인생, 그것이 곧 완성의 길이니