空 (そら - Sora)
Emersong
2:57생각해 봐도 잘 모르겠어 무엇이 옳고 무엇이 틀린지 어제와 오늘은 똑같은 방 창밖은 봄인데 난 겨울 같아 처음엔 다 그런 거라 했지 흘러가면 괜찮다고 했지 근데 시간은 아무 말도 없고 고요한 벽만 나를 바라봐 가만히 눌러본 잊힌 희망 흔들리는 종이 같은 하루 손에 잡히지 않는 단어들 그리고 끝내 지우지 못한 너 누가 좀 말해줬으면 해 "지금이 맞아"라는 그 한마디 그 말 하나면 살 수 있을 것 같아 숨 쉬듯 나를 붙잡을 수 있을 것 같아 길을 잃었다고 느낄 때마다 왜 나만 여기에 머문 걸까 세상은 멀리 흐르고 있는데 나는 처음조차 몰랐던 거야 그래서 나는 오늘도 썼어 이유도 모른 채 또 써 내려갔어 웃어도 좋아, 흘려도 괜찮아 적어도 나는 아직은 살아 있으니까 밤이면 단어들이 속삭였지 소리 없는 위로처럼 다가와 가장 조용한 그 한 문장조차 내 마음 끝을 흔들고 지나가 누군가 축하받는 그 순간 나는 아무 말도 못한 채 멈췄고 세상과 나 사이에 흐르는 건 이름조차 없는 거리 같았어 그래도 오늘은 덜 아팠어 울지 않았고 눈도 감지 않았어 아무도 몰라도 나만은 알잖아 그게 나에겐 전부일지 몰라 넘어져도 괜찮다고 했지 조금 느려도 괜찮다고 했지 괜찮다는 그 말이 아플 때도 그래도 나는 믿고 싶었어 그래서 나는 오늘도 썼어 조용히 세상에 밀어냈어 닿지 않아도, 외면해도 좋아 언젠가 누군가의 빛이 되기를 어쩌면 이 길의 끝은 처음 상상한 곳이 아닐지도 몰라 그래도 나, 그래도 나는 끝내 쓰고 싶었어 그래서 나는 오늘도 포기하지 않았어