실패담
김제형
3:34나는 왜 이렇게 작고 여린 사람일까 웃는 표정에도 눈물이 묻어나는 걸까 왜 그렇게 눈물이 많냐는 그런 질문들을 수없이 받았고 나는 슬픔의 반대말이 잘 생각 나지 않는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참을 수가 없어요 친구가 울었던 날 애인이 다쳤던 날 행복과 멀어진 날 끔찍한 세상에서 나쁜 꿈을 자주 꿔요 슬픔을 모르는 사람들이 자꾸 꿈에 나타나요 나는 흔히 말하는 쿨함과는 거리가 멀어서 참을 수 없는 슬픔 하나조차 비우지 못할까 난 눈물을 뚝 그치란 그런 핀잔들을 수차례 받지만 도통 슬픔을 가벼운 감기처럼 생각하기가 이제는 쉽지가 않아 참을 수가 없어요 친구가 울었던 날 애인이 다쳤던 날 행복과 멀어진 날 붉어졌던 눈시울이 잘 식지가 않네요 세상이 빨갛게 보이는 나날들이 많아져요 많아져요 많아져요