청춘고백
남인수
찾아갈 곳은 못되더라 내 고향 버리고 떠난 고향이길래 수박등 흐려진 선창가 전봇대에 기대 서서 울 적에 똑딱선 푸로펠라 소리가 이 밤도 처량하게 들린다 물 위에 복사꽃 그림자 같이 내 고향 꿈은 어린다 찾아갈 곳은 못되더라 내 고향 첫사랑 버린 고향이길래 초생달 외로이 떠 있는 영도 다리 난간 잡고 울 적에 술취한 마도로스 담뱃불 연기가 내 가슴에 날린다 연분홍 비단실 꽃구름같이 내 고향 꿈이 퍼진다 찾아갈 곳은 못되더라 내 고향 마지막 울던 고향이길래 이슬비 내리는 낯설은 지붕 밑을 헤매 돌며 울 적에 저 멀리 날아가는 갈매기 불러도 대답 없이 갔느냐 새파란 별빛이 떠도는 물에 내 고향 꿈만 서럽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