왜 이제서야
Notsong
4:47조용한 방 안에 불을 꺼도 자꾸 네 그림자가 겹쳐 너와 걷던 길을 혼자 걷다 한참을 멈춰 서 있었어 좋았던 기억보다 무거운 순간이 더 많아 이제야 알게 됐어 내가 왜 자꾸 힘들었는지 없는 게 낫더라 네가 있던 날보다 지금이 편해 이제야 숨이 쉬어지는 기분 없는 게 낫더라 억지로 웃던 내 얼굴이 사라져 비워낸 자리, 이제야 내가 남아 너를 품으려 안간힘 쓰다 내가 다 흩어져 버렸어 돌아보니 함께라는 말속에 나는 늘 혼자였어 놓치고 싶지 않아 붙잡았던 건 너였는데 잃은 건 네가 아니라 사라진 나였어 없는 게 낫더라 네가 있던 날보다 지금이 편해 이제야 숨이 쉬어지는 기분 없는 게 낫더라 억지로 웃던 내 얼굴이 사라져 비워낸 자리, 이제야 내가 남아 네가 떠난 뒤에야 비로소 들리는 내 목소리 그제야 깨달았어 나는 여전히 살아 있다는 걸 없는 게 낫더라 네가 없으니 오히려 선명해 밝게 빛나고 있는 나 없는 게 낫더라 텅 빈자리에서 다시 숨을 쉬어 뱉어낸 한숨, 너를 영원히 치운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