건강하세요 (Feat. 주보라)
원써겐(1Sagain)
4:01아무 이유없이 날 떠나가면 그래 모두 끝이라 지울 거라 믿었니 낫지도 않는 지독한 병을 주고 가면 난 이제 어떡해 선생님 요즘 이상해요 제 마음이 바다에 가라앉은 쇳덩이처럼 무겁고 슬퍼요 무슨 일이냐면 말이죠 얼마 전 친구들과 함께 간 놀이동산에서 줄이 너무 길어 회전목마나 타야지 하고 탔는데 갑자기 막 미치도록 누군가 그립고 눈물이 나는 거에요 대체 무슨 기억을 지우신거죠? 얘기해줄 수 없어 기억을 지울 때 동의했네 그때 분명히 싸인하고 나와 약속했어 어떤 아픔이 와도 나는 말해줄 수 없네 잘 생각해봐 당신도 기억을 지우려 왔을 때 큰 다짐을 하고 온 거야 그게 제일 행복해지는 길이라 판단한 거지 나쁜 기억들 다 사라질 거야 잊어 평생 짊어지고 살아가야 할 아픔 잊어 아무 이유 없이 날 떠나가면 그래 모두 끝이라 지울 거라 믿었니 낫지도 않는 지독한 병을 주고가면 난 이제 어떡해 선생님 수술에 문제가 있었던 걸까요? 아니야 기억은 분명히 지웠어 근데 어떻게 기억을 하죠? 꽤 아픈 사랑이었나 봐 기억은 머리로 하는 거지만 사랑은 마음으로 하는 거니까 하루가 가고 또 하루가 와도 제 가슴 속을 꽉 채운 이 슬픔은 빠져나갈 생각을 안해요 나 도저히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가 않는데 대체 왜 이런 병원을 세우신거죠? 아픔을 지우기 위해서라면서요 그렇다면 모르는 게 더 아픈 저에겐 제 기억을 알려 주시는 게 약이에요 당신 같은 환자는 평생 처음 봤어 정말 아픈 사랑이었나 봐 수술은 성공했어 머리는 모두 잊었지만 당신의 그 심장이 심장이 기억하고 있는 거야 그 사랑, 좋아 얘기해줄게 자세한 사연은 나도 잘 몰라 당신은 어떤 여자 손을 잡고 왔었어 너무나 마르고 천사처럼 아름다웠던 여자 아무 이유 없이 날 떠나가면 그래 모두 끝이라 지울 거라 믿었니 낫지도 않는 지독한 병을 주고가면 난 이제 어떡해 서로를 부둥켜안고 계속 울었지 수술하는 순간까지도 손을 놓지 않았어 난 그저 바라볼 수밖에 없었어 그 아픔 사랑 다 느껴졌으니까 그렇게 기억을 지워버렸어 서로 사랑하는 만큼 힘들었던 결정이었을 거야 그 아픔을 간직하며 살아 그녀도 그걸 원할 거야 그 사랑 아 오늘 날씨 되게 좋다 우리 놀이동산이나 갈래? 오빠 장난치는 거지? 나 고소공포증 있잖아 놀이기구 못 타 그럼 뭐 하루종일 회전목마나 타자 치! 그럼 재미없잖아 내가 재밌게 해줄게 가자 응 가자 아 알았어 잠깐 잠깐, 알았어 갈게 잠깐만 아무 이유 없이 날 떠나가면 그래 모두 끝이라 지울 거라 믿었니 낫지도 않는 지독한 병을 주고 가면 난 이제 어떡해 오빠 나 마지막 부탁이 있어 뭔데 말해봐 벌써 일년이 넘었네 이렇게 나 간호해준거 나 이제 진짜 얼마 안 남은거 알아 그런 소리 하지마 비싼약 넣고 있으니까 점점 나아질꺼야 나 바보 아니야 (괜찮아?) 오빠 나 죽기 전에 부탁이 있어 뭔데 말해봐 뭐든 해줄게! 뭐든지 해주는 거지 응! 하늘에 별도 따다 줄게 제일 예쁜색으로 바보 나 오빠가 나 잊고서 다른 좋은 여자 만나서 행복했으면 좋겠어 내 마지막 소원이야 우리 기억을 지워주는 병원에 가자