삐지지 좀 마
Notsong
3:50같은 방 안에 있는데 서로의 눈은 피한 채 말없이 벽만 바라보는 차가운 공기만 맴돌아 무심한 듯 고개를 돌려도 숨길 수 없는 기울어진 마음 삐딱하게 서서 서로를 보지 못하고 무너질 듯 흔들리는 우리의 균형 삐딱하게 서서 다시 마주 보려 해도 결국 더 어긋나 다시 맞출 수 있나 없어져 버린 웃음기 끊겨버린 대화 잔소리조차 사라져 낯선 침묵이 자라나 돌아갈 수 없는 걸 알면서도 팽팽한 줄 위에서 서로 모른 척하며 버틴다 삐딱하게 서서 서로를 보지 못하고 무너질 듯 흔들리는 우리의 균형 삐딱하게 서서 다시 마주 보려 해도 결국 더 어긋나 다시 맞출 수 있나 팽팽한 고무줄은 언젠가는 끊어지는 걸 너도 나도 알면서도 끝도 없는 기싸움만 삐딱하게 서서 너와 나의 그림자는 우연히 겹쳐져도 우리는 영원히 겹쳐지지 않아 삐딱하게 서서 끝내 말을 삼키다가 이 팽팽한 침묵을 내가 먼저 깨어본다