어쩌다보니

오늘따라 조금 일찍 깼어
창문 넘어 햇살이 들어오고
별일 없는 하루일 텐데
그냥 네가 스쳐 지나가

라디오에 네가 좋아했던
그 노래가 또 나오더라
의미를 두고 싶진 않은데
자꾸 생각이 엮이네

애써 찾은 것도 아닌데
자꾸 이렇게 떠오르네
이젠 좀 덤덤할 줄 알았는데
아직 그게 잘 안 되나 봐

어쩌다보니 또 네 생각
아무 이유도 없는데
그냥 이렇게 흘러가다
문득 널 만나려나

어쩌다보니 또 네 이름
마음 속에 맴돌다가
그냥 스쳐가는 줄 알았는데
오늘은 조금 오래 머문다

친구랑 걷다가 우연히
네가 자주 가던 골목 앞에서
괜히 잠깐 멈춰섰다가
아무 일 없단 듯 걸었어

내가 먼저 네 얘길 꺼내면
아직 못 잊은 것 같아보여서
괜히 웃으며 넘겼는데
내 표정이 좀 어색했나봐

시간이 가면 다 잊힌다던
그 말이 꼭 맞진 않은 것 같아
아픈 건 아닌데 그냥
아직 조금 남아 있는 것 같아

어쩌다보니 또 네 생각
아무 이유도 없는데
그냥 이렇게 흘러가다
문득 널 만나려나

어쩌다보니 또 네 이름
마음 속에 맴돌다가
그냥 스쳐가는 줄 알았는데
오늘은 조금 오래 머문다

이렇게 또 한 번
네가 다녀가고 나면
조금 가벼워진 듯
조금 무거워진 듯

어쩌다보니 또 네 생각
아무 이유도 없는데
괜찮은 듯 지내다가도
가끔 이렇게 찾아와

어쩌다보니 또 네 이름
한참을 잊고 있다가
이렇게 아무 날에
이렇게 찾아오더라