움직이는 와이퍼
Notsong
3:11네가 날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는 거 사실 몰랐던 건 아니야 같이 있어도 시선은 늘 다른 데 있었고 대답은 늘 조금씩 늦었지 근데 그걸 왜 그렇게까지 모르는 척했는진 지금도 잘 모르겠어 몰랐던 건 아닌데 그냥 그랬다고 믿고 싶었어 사랑받고 있다고 몰랐던 건 아닌데 내가 착각했던 그 마음이 그 때 나한텐 전부 였으니까 네 말투엔 늘 벽 같은 게 있었고 내가 다가가도 반응은 없었잖아 근데 그게 네 스타일이라고 생각했지 지금 생각하면 그건 그냥 안 친한 사이였더라 그래도 내가 조금만 더 잘하면 괜찮아질 줄 알았어 그러니까 아닌 걸 알아도 계속 했지 몰랐던 건 아닌데 그냥 그랬다고 믿고 싶었어 사랑받고 있다고 몰랐던 건 아닌데 내가 착각했던 그 마음이 그 때 나한텐 전부 였으니까 좋아해 달라는 말도 끝내 못 했어 그 말 꺼내면 진짜 아무것도 안 남을까 봐 그래서 지금도 이렇게 남은 건 내 감정뿐이야 몰랐던 건 아닌데 알고 나면 더 아플까 봐 그냥 계속 속아주고 싶었던 거야 몰랐던 건 아닌데 좋아하지 않았다는 사실보다 나는 계속 믿었다는 게 더 미련하더라